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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 유착 의혹이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검-언 유착 사건과 관련해 24일 열린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동재 전 채널A기자는 계속 수사-기소하고 한동훈 검사장은 수사 중단-불기소하라는 의견을 내놨다. 법원이 지난 17일 이 전 기자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피의자가 검찰 고위직과 연결하여 피해자를 협박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고 밝힌 마당에 이런 의견이 나온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수사심의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에 이어 우리 사회의 특권층에 잇따라 방어막을 쳐준 것이다.

 

이 전 기자가 이미 신라젠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구속 수감 중인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상대로 유시민 이사장이 신라젠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진술을 하지 않으면 검찰이 이 대표의 가족과 지인 등을 대상으로 먼지털기식 수사를 해 못 견디게 할 것이라는 협박을 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특히 그 시기가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직전이어서 유력 언론인과 고위 검찰 간부가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했다는 해석도 뒤따랐다. 반면에, 이미 구속된 이 전 기자 쪽에서는 단독 특종 취재 욕심에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이지 한 검사장과의 공모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단 이번 신라젠 의혹만이 아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논란, 윤석열 검찰총장 아내와 장모 관련 의혹, 나경원 전 원내대표 자녀 관련 논란, 한명숙 전 총리사건 조작 의혹, 김성태 전 원내대표 자녀 채용비리 수사,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논란 등, 끝없이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는 검찰이 수사의 칼날을 누구에게 겨누느냐 혹은 겨누지 않느냐에 따라 출렁이고 휘청였다. 때로는 그 칼날이 얼마나 날카로우냐에 따라 정치와 사회의 진로와 방향이 바뀌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의혹처럼 동일한 의혹과 혐의, 같은 정황과 증거가 있어도 정권을 누가 차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검찰의 수사 여부와 의지가 달라지는 진풍경도 종종 목격되곤 했다. 이명박 정권 시절 검찰은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MBC 피디수첩에 대한 무리하고 가혹한 수사와 기소,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에 대한 억지 수사와 기소,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외면 등을 통해 지켜보는 국민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2012년 말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발생한 국정원의 선거개입 여론 조작 의혹 사건, 김학의 전 법무차관 성범죄 혐의 사건,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 조작 사건 등 검찰의 권력의 시녀 역할은 계속됐다. 검찰은 역대 정권과 기본적으로 밀월관계, 때로는 갈등관계를 맺으며 절대 권력이 되었다.

 

정권은 선거 결과에 따라 바뀌지만, 검찰 권력은 영원한 상황이 유지된 것이다. 검사의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조차 이루어지지 못했고, 검찰과 친분이 있는 유력 인사와 부자들 역시 치외법권의 특혜를 누려온 의혹이 있다. 삼성이 검사들에게 상품권과 현금 등을 주며 관리한 정황이 국가정보원 도청으로 드러난 소위 삼성 떡값 검사 엑스파일 사건 등, 의혹은 검찰에 의해 무마됐다. 수사 담당검사는 퇴직 후 재벌을 고객으로 둔 대형 로펌 임원으로 스카우트되곤 했다. 검찰 자체적으로 만든 자문기구가 잇따라 법원의 판단과 배치되는 의견을 낸 것도 사법체계의 정상적인 작동이 아니다.

 

재벌 총수와 검찰 고위 간부는 수사 대상이 됐을 때 막강한 재력과 검찰 내 영향력을 바탕으로 평범한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는 자기방어 능력을 갖춘 특권층이다. 그 특권이 너무 강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적폐로 지적돼왔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해 1차 조사도 완료하지 못했고 압수한 휴대전화 포렌식도 착수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런한 상황에서 수사를 중단하라는 건 상식 밖이다. 검찰권 남용으로 피해를 입는 힘없는 이들을 지켜주는 게 수사심의위의 역할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총선을 앞두고 검찰과 언론이 짜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의 사건화를 기획했느냐에 있다.

 

검찰 고위 간부가 연루된 이 사건은 초기 단계부터 윤석열 검찰총장이 갖가지 수단으로 수사에 어깃장을 놨다. 검찰 내부의 수사 방해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 급기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까지 초래했고 윤 총장은 결국 지시 내용을 전면 수용했다. 그런데도 검찰권을 견제하기 위한 수사심의위가 검찰의 노골적인 제 식구 감싸기를 질타하기는커녕 오히려 두둔하고 나섰으니 스스로 존재 의의를 부정한 셈이다. 수사심의위는 이재용 부회장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법원의 영장심사 판단과 다른 결론을 냈다. 검-언의 부적절한 유착을 넘어 표적 수사를 통한 검찰의 정치 개입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다.

 

수사심의위의 의견은 권고사항일 뿐이다.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밝혀낸 뒤 그 결과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는 게 순리다. 여권 유력 인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신라젠 주가조작 사건 가담 혐의로 엮어 넣기 위해서 이동재 전 기자가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했다는 검-언 유착 의혹이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오히려 특권층의 보호막으로 전락한 수사심의위의 방어막 현실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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