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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넣는 방법은?’이라는 유머가 있다. 정답은 1. 냉장고 문을 연다 2.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넣는다. 3. 냉장고 문을 닫는다.


이 문제에서 냉장고를 ‘집에 있는 냉장고’라고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코끼리보다 훨씬 큰 냉장고가 있다는 것을 가정하면 답은 간단하다. 고정관념을 깨라고 할 때 자주 인용하는 유머다.


이야기 나온 김에 퀴즈하나 더 풀어 보자. “뚜껑이 없는 냄비에 개구리를 삶는 방법은?” 정답은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천천히 가열하면 된다.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바로 튀어나오지만 물을 천천히 가열하면 개구리는 물이 뜨거워지는 것을 모르고 익어 죽게 된다.


위기가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을 때 자주 비유하는 예이다. 지금 영덕의 모습이 ‘냄비속의 개구리’를 닮았다.


영덕은 전국 시군구중 지도에서 소멸될 순위가 8위다. 지방행정연구원은 30년 안에 영덕이 사라진다고 한다. 북부는 울진으로, 남부는 포항으로 편입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65세이상 노인이 30%, 장애인 10%, 청소년 10%로 50%이상이 비경제인구다.


나머지 50%도 농업,  수산업 등 1차 산업에 매달려 있다. 1차 산업의 소득은 해마다 급감하고 있다. 갈수록 가난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재정자립도는 13.5%로 전국 243개 시군구 중 213위다. 자체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한다. 부채는 영덕 최초 200억을 초과했다.


군민 1인당 채무액도 51만원으로 이웃 지방자치단체의 3.5배 수준이다. 청렴도는 4년 연속 최하위다. 거리나 시장에 사람보기 힘들다. 상인들은 밤 8시 이후면 거리에 허재비가 나올 것 같다고 푸념한다. 인력시장에도 일거리가 없어 개점휴업 상태다.


농민들은 여전히 농산물 판로가 없어 길거리로 나온다. 자식 교육 때문에 영덕을 떠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올해 남정중학교 신입생은 한명, 지품중학교는 4명이다. 냄비 속에 물은 끓기 시작하는데 영덕 행정은 느긋하다.


무릉계곡 물놀이장을 만든다며 수십억원을 들여 콘크리트로 강바닥을 덮어 물을 오염시켰다.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문화체육센터앞 보행자 다리 짓는데 수십억이 들었다. 군수 홍보를 위한 상을 타기 위해 1억원 이상의 혈세를 낭비했다.


국민체육센터 건설하는데 수십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많은 군민들이 ‘자기 돈이면 이렇게 썼을까’하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덕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역을 이 모양으로 만든 정치인은 어디에 있는가? 


영덕출신 축구 국가대표감독 신태용의 리더십이 화제다. 지난 10월까지 신태용호는 4경기를 치러 2무 2패로 극히 부진했다. 그러나 11월 2연전에서 강호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를 상대로 1승 1무로 분위기를 반등시켰다. 어떻게 단시간 내에 이렇게 달라졌을까?


신태용 감독의 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신 감독은 말했다.  “이제부터 ‘순한 축구’를 버리고 ‘거친 축구’를 펼치겠다” “최정예 멤버를 선발하겠다” 불현듯 영덕을 살리려면 신태용 감독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산은 중앙정부가 주는 대로, 투자유치는 감나무에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순한 행정’은 영덕의 소멸을 피할 수 없다. 예산확보를 위해 세종시에 168번 찾아갔다는 어느 자치단체장처럼 끊임없이 중앙정부와 투쟁하고 협상해서 예산을 끌고 와야 한다.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고 절박감을 가지고 유치 노력하는 ‘거친 행정’이 필요하다. 죽어가는 영덕 경제를 위해 필요한 것은 먹기 편한 ‘알약’이 아니라 ‘심장전기충격기’와 같은 특단의 정책이다.


또 하나 최정예 멤버를 구성해야한다. 출신지역, 학교 따지지 말고, 오직 공을 잘 차는 선수를 선발해야한다. 빽과 줄로 선수를 선발하면 안된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더라도 능력과 실력만 있으면 승진시켜야 한다. 그 최정예 멤버로 죽을 각오로 뛰어야 영덕을 구할 수 있다.


신 감독이 잘 한 것이 또 하나 있다. ‘선수가 잘하는 것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손흥민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까 치열하게 고민했고 결국 투톱 시스템 4-4-2 라는 포메이션을 정착시켰다.


영덕이 가진 장점, 산, 강, 바다 천혜의 자연환경. 동학혁명-3.18 만세운동 - 신돌석 장군으로 이어지는 호국정신, 누군가 불꽃만 당겨주면 무섭게 타오르는 군민에너지 등을 활용해 국비확보, 기업유치와 인구 늘리기에 올인해야 한다.


이제 영덕은 냄비 속에서 서서히 죽는 개구리가 되느냐 냄비를 뛰쳐나와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순신장군의 말씀처럼 '살고자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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