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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엑스포 시범논에 오리 집단폐사

8월 9일 오전 친환경농업엑스포 시범경작지인 염전들에 투입된 오리들이 하룻밤 사이에 폐사된 모습

허우 기자 | 기사입력 2005/08/18 [00:08]

친환경농업엑스포 시범논에 오리 집단폐사

8월 9일 오전 친환경농업엑스포 시범경작지인 염전들에 투입된 오리들이 하룻밤 사이에 폐사된 모습

허우 기자 | 입력 : 2005/08/18 [00:08]


<오리집단폐사, 농약중독사에 대한 의혹보다는 조류전염병에 대한 역학조사 더 시급>

2005울진친환경농업엑스포장의 시범경작지인 염전들판(토일)의 오리농업 벼논에 투입된 오리들이 집단적으로 폐사하여 그 원인을 밝히는 신속한 역학조사가 필요하게 되었다. 본지는 염전들판에 농약을 밤 2-3시에 살포하여 새벽에 농약냄새가 난다는 소문을 들었으나, 현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아마 친환경시범단지에 인접한 논에 살포한 농약을 주민들이 착각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아침에 염전들판에서 농약냄새가 나고 오리들이 죽어나간다는 이야기를 오후 늦게 듣고, 9일 아침 7시에 염전들판으로 나가 보았다.

들판에는 몇몇 농부들이 싱그러운 새벽 들판을 돌보고 있었으며, 특히 오리가 폐사된 문제의 벼논을 경작하는 농부 주모씨도 아침운동을 나온 몇몇 주민들과 오리폐사와 친환경농업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누면서 벼논을 돌아보고 있었다. 기자는 오리농법에 사용된 오리막사에 4마리의 오리들이 죽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오리폐사의 경과와 원인을 벼논을 경작하고 있는 농부 주씨에게 물었다. 주씨는 농약을 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자신도 오리의 정확한 폐사 원인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주씨는 최초에 80마리의 오리들을 논에 넣었는데, 최근에 50여마리가 논 안에서 폐사되어 30여마리만 남았다고 말했다. 일부 오리는 막사에 돌아와서 죽었지만, 아마 일부는 논바닥에서 죽었을 것이라면서, 죽은 오리들을 건져내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약을 사용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하면서, 오리를 넣어도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벼논에 잡초를 제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약 20일 전에 월송에서 한방농약을 뿌리던 농부들도 한방농약을 마시면서 안전성을 과시하며, 심한 도열병에는 한방농약으로 힘들고 화학농약을 사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오리들이 폐사한 벼논 바로 곁에 인접한 다른 벼논에는 처음에 100여마리 투입된 오리들 중에 10여마리가 성장과정에서 자연사했지만 아직도 90여마리의 건강한 오리들이 있었다. 두 부지런한 장씨 부부는 오리농법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농업인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부부는 울진군에서 주는 오리먹이가 없다면, 오리농법을 실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90여마리의 오리가 이틀에 모이를 한포대(9000원)정도 먹는데, 이 사료비용 때문에 수지가 맞지 않아 오리농법은 관청의 지원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아무튼 인접한 장씨네 논의 오리는 건재하는데, 주씨네 논의 오리는 집단적으로 폐사되는 원인 규명이 시급하다.

그 동안 새벽 2-3시에 농약을 살포하여 새벽에 운동나간 사람들에게 농약냄새가 난다는 제보도 있었으나, 친환경농업엑스포를 주최하는 울진군의 사정상 농약문제를 언급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오리가 집단폐사되는 상황에서, 농약투약 여부에 대한 조사나 조류전염병 발생여부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심지어 오리를 벼논으로부터 격리시킬 단계가 되면서, 먹이를 주지 않아 아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주민도 있었다. 오리가 집단폐사한 친환경농업엑스포 시범경작지로 향하는 입구에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이 붙어있는데, 설마 농약으로 죽었겠는가. 농약중독사보다 조류전염병에 의한 폐사가 더 무서운 것이다.

오전 10시무렵 울진군 친환경농정 당국자들과 함께 오리 폐사를 확인하러 벼논으로 나갔다. 두 마리의 오리가 더 비실거렸으며, 한마리는 죽기 직전의 상황에서 버둥거렸다. 농약으로 인한 폐사여부를 알기 위한 농약검출조사는 10여일 걸려서 확인될 것이라고 친환경농정 담당자는 말했다. 잔인하지만, 오리의 아사도 덜 우려된다. 문제는 조류전염병에 대한 우려이다. 만약 조류전염병으로 오리가 집단으로 폐사했다면, 오리농법은 인명피해도 가능할 수 있다.

친환경농업 시범경작지인 염전들판(토일)의 오리폐사에 대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역학조사를 관계당국은 실시하여 주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야 한다는 본지의 요구에, 울진군 친환경농정 담당자는 "7월 28일에 기성면에서 발생한 유사한 오리폐사에 대한 역학조사에서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음성반응이 8월 12일에 통지 되었다"고 밝히면서, 일단 조류독감의 위험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담당자는 "농약살포 부분에 대해서는 벼와 논흙을 채취하여 분석하고 있기에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도 밝혔다.



염전들판입구에 걸린 살충제를 사용 안한다는 읍남리 친환경농업단 신도일동의 현수막


염전들판 오리농법 시범농지에서 건강하게 오리를 키우면서 농사짓는 부지런한 노부부


군 농정담당자와 다시 찾은 오리막사에서 죽어가는 오리를 꺼내어 길에 올려놓은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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